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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관이 충분히 훈련되지 않았는데, 차라리 면접을 없애야 할까요?
- 2023-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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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채용을 위해 고민하는 인사 담당자 중에는 실제 이렇게까지 질문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훈련되지 않은 면접관은 구조화된 면접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고, 구조화 면접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면접 결과의 예측력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한 그룹사는 임원 면접의 예측력을 실제 데이터를 통해 검증한 후 예측력이 매우 낮음을 확인하고는 아예 임원 면접을 없애기도 했습니다.

실제 훈련되지 않은 면접관이 평가한 면접 점수를 분석해 보면, 인성 면접과 직무 면접 모두에서 겉으로 드러나는 지원자의 외향성과 상관관계가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업무 성과를 내는 데 더 중요한 요인인 성실성, 정서적 안정성 등과는 상관관계가 거의 ‘0’에 가깝게 나타납니다.
다시 말해서 훈련되지 않은 면접관은 지원자의 자신감 있는 모습, 밝은 표정, 큰 목소리 등에 크게 현혹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현실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이런 면접은 아니함만 못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면접관으로 투입된 팀장이나 임원이 그 시간에 차라리 다른 일을 하는 게 회사에 훨씬 나을 테니까요.
그렇다면 정말 충분히 훈련되지 않은 사람은 아예 면접관에서 배제해야 할까요?

아닙니다. 현업의 팀장이나 임원은 현업 전문가라고 할 수 있으며, 별도의 훈련을 받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보다 잘 평가할 수 있는 영역이 분명히 있습니다. 평가 항목 중 그러한 항목을 평가하도록 면접을 설계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직무 수행을 위해서 입사 전에 반드시 갖추어야 할 지식과 기술을 갖추었는지는 현업 전문가가 잘 평가할 수 있습니다.
직무 면접에서 많이 실시하는 Presentation 면접의 경우 면접 과제를 현업에서 참여해서 출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데,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단, 이때 입사 후에 배워도 될 지식과 기술, 또는 입사 후에만 배울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평가하지 않도록 훈련할 필요는 있습니다.
결국 현재 면접의 문제는 훈련되지 않은 면접관이 제대로 평가할 수 없는 항목을 평가하도록 요구하는 평가 설계의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채용 과정에서 평가해야 할 항목을 나열해 봅시다. 그 다음, 각 항목을 가장 잘 평가할 수 있는 사람 혹은 평가 도구를 결정해야 하는데, 현업 전문가가 잘 평가할 수 있는 항목은 현업 전문가에게 그리고 나머지 항목은 인적성검사 등 다른 적합한 평가 도구나 외부 면접 전문가 등 평가 전문가의 힘을 빌려서 평가하는 것이 합리적인 해결책일 것입니다.
외부 면접 전문가와 내부 구성원이 함께 면접을 진행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인데, 인성 면접에 실제 적용해 본 회사의 경우 인사 담당자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았습니다.
(최종 검토: 양진희 선임연구원)
이미지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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