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UM

블로그

필기시험에서 원점수 대신 표준점수를 써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 2023-06-07
  • 970

우리가 잘 아는 수능시험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체의 필기시험에서 합격자를 선발하기 위해 표준점수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원점수가 아닌 표준점수를 사용하는 것일까요? 

‘시험을 잘 본 응시자는 원점수와 표준점수 모두 다른 응시자보다 점수가 높게 나올 것이고, 시험을 잘 못 본 응시자는 원점수, 표준점수 모두 낮게 나올 테니 원점수를 사용해도 되지 않을까?’라고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래서는 안 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표준점수가 무엇인지부터 알아보고자 합니다. 표준점수는 표준편차를 활용하여 응시자의 점수가 평균으로부터 떨어진 정도를 나타내는 점수입니다. 표준점수로 흔히 사용되는 점수는 z점수, T점수, 스태나인 점수 등이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표준점수는 T점수입니다. T점수는 평균 50점, 표준편차 10점으로 표준화한 점수입니다. 만약 T점수가 70점이라면 평균점수인 50점으로부터 점수가 높은 방향으로 2 표준편차만큼 떨어져 있는 점수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기관에 따라 100점 만점 점수를 써야 하는 경우에는 평균 70점, 표준편차 10점으로 변환하는 표준점수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관련 글] 논술 문제는 어떻게 출제하고 채점해야 하나요?

그렇다면 원점수와 표준점수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바로 표준점수는 응시자의 상대적인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원점수와 가장 큰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응시자가 S기업 공채 필기시험에서 원점수 100점 만점의 90점을 받았고, L기업 공채 필기시험에서는 100점 만점의 70점을 받았다고 할 때, 단순히 S기업에서의 원점수가 높다고 하여 S기업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만일 S기업의 필기시험 응시자 평균이 95점이었고, L기업의 전체 응시자 평균이 40점이었다면, 오히려 S기업에서는 평균보다 낮은 점수이고, L기업에서는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 점수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원점수만으로 해당 응시자 점수가 다른 응시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지 낮은지를 판단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표준점수를 활용하면 가능합니다. 위의 응시자의 S기업 필기시험 T점수가 40점이고, L기업 필기시험 T점수가 70점이었다면, S기업에서는 다른 S기업 지원자의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고, 반대로 L기업에서는 다른 L기업 지원자 평균보다 높은 점수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응시자의 상대적 수준을 파악해야 하는 경우 외에도 필기시험에서 원점수 대신 표준점수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더 있습니다. 만일 A기업의 필기시험에서 언어, 수리 영역은 공통 과목이고 선택과목으로 경영, 법학 과목이 있어서 공통 2개 과목 점수와 선택 1개 과목의 점수를 합산하여 총점을 산출할 때, 각 세 개 영역을 원점수로 산출한다면 선택과목의 난이도에 따라 응시자의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즉, 경영과목의 난이도는 어려웠고, 법학 과목의 난이도는 쉬웠을 때 경영 과목을 선택한 응시자들은 법학 과목을 선택한 응시자와 언어와 수리 영역에서 비슷한 점수를 받았다 하더라도 전체 총점 원점수를 높게 받기가 훨씬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각각의 영역별 점수를 표준점수로 산출하여 총점으로 합산한다면 선택과목의 난이도가 상이하더라도 해당 선택과목을 응시한 응시자 내에서 상대적인 위치를 점수로 나타나기 때문에 원점수를 사용할 때보다 공정하게 합격자를 선발할 수 있습니다.


최근 국내 공공기관 중 하나인 A기관 사례를 보면 특정 직무 분야의 선택과목 개수가 6개였고 필기시험으로 1.5배수의 면접대상자를 선정하며 면접 후 최종 합격자 선정에서도 필기시험 점수를 면접 점수와 합산하여 합격자를 선정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 경우 필기시험의 비중이 상당히 높은 채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일수록 선택과목 간의 난이도 차등 이슈와 검사의 높은 난이도로 인해 선택과목별 과락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는 응시자가 대거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감안하여 필기시험 합격자 선정 시 원점수보다 표준점수를 활용할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최종 검토: 김윤주 선임연구원)
이미지 출처: pixabay


전체 글은 비에스씨 공식블로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bsc_hr/2226537438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