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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한다는 '페이퍼리스', 따라 해도 좋을까요?
- 2023-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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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이 지난 7월 3일, 3일 전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저부터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문서를 통한 보고·회의를 지양하겠다"며 "모든 보직장은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부탁했다는 소식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한 부회장은 이어
"메신저나 메일을 통해 신속하게 의사결정하고, 회의실에 갖춰져 있는 디지털 장비들을
활용해 일하는 습관을 만들어 나가자"며 "지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인류의 노력에 삼성이 선도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임직원들의 동참을 부탁한다"고
강조했다고 합니다.
삼성전자는 종이 없이 일하는 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노 페이퍼 워크플레이스'(No Paper Workplace)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는데요, 과연 그냥 따라 해도 좋은 정책일까요?
지구 위기 또는 환경 문제 등 소위 ESG 관점에서는 분명 바람직한 면이 있습니다. 다만 업무
효율 면에서는 어떨지 고려할 사항이 있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살펴
보겠습니다. 종이와 디지털 읽기에 대한 설문 조사였습니다. 연구 결과를 표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연구자(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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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런, 캘릭스티, 헤브왈라(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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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라치, 살라즈, 쿠라보글루, 부스타니(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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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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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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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0명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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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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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국(미국, 일본, 독일, 슬로바키아,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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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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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하기 수월한 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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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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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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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에 유리한 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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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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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때 멀티태스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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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일 때 67%, 종이일 때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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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표는 나오미 배런의 <다시,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서 변형한 것입니다.
여러 메타분석을 봐도 독해 점수는 스크린으로
읽을 때보다 종이로 읽을 때가 나았다고 합니다. 많은 연구자들은 이를 '피상화 가설'의 증거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디지털로 읽을 때 종이로 읽을 때보다 정신적 노력을 덜 기울인다는
뜻입니다.
한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인물과 사건 등 피상적 정보를 파악하는 과제를
수행할 때는 디지털과 종이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지만, 더 심층적인 이야기의
구조를 이해해야 할 경우에는 디지털 책을 읽을 때 더 힘들어 했다고도 합니다.
나오미 배런은 학부생들이 종이를 읽을 때 "더 주의
깊게 읽기 때문에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라고 했던 대답이 계속 떠오른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디지털 읽기에 대해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합니다.
1. 디지털 읽기를 하면 사람들이 독해력을 과신하는 경향, 빠르고
얕게 읽는 경향이 있다.
2. 디지털로 읽을 때 표면적 이해를 빠르게 하는 경향이 있다.
다시 말해서 종이로 읽을 때 더 집중할 수 있고, (추상, 추론, 요약 등) 심도 깊은 이해가 가능해서 긴 텍스트를 읽을 때 유용하다고 합니다.
나오미 배런은 이 두 가지 읽기가 각각의 장점이 있으므로 이를 잘 이해하고, 마치
양손잡이처럼 필요에 따라 두 가지 읽기를 병행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페이퍼리스, 삼성이 하니까 그냥 믿고 따라 해도 좋은 걸까요?
(글: 비에스씨 연구소)
이미지 출처: Pixabay
전체
글은 비에스씨 공식블로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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