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UM
블로그
인성검사 결과로 합격 여부를 정해 줄 수는 없나요?
- 2023-06-05
- 1539
"인성검사 결과를 보면 도대체 이 사람을 뽑으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 어느 대기업의 채용담당자들 대상으로 <인성검사를 활용한 면접 교육>을 진행했는데, 교육 말미에 위와 같은 질문이 나왔습니다. 당시에 간략하게 답을 했지만, 여기서 조금만 더 자세히 다뤄 보도록 하겠습니다.
질문의 취지는, 인성검사 결과를 보면 지원자의 장단점이 다 섞여 있어서 도대체 이 사람을 뽑으라는 말인지, 뽑지 말라는 말인지 모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검사 결과가 최고 등급으로 나온 지원자에게도 심각한 단점이 있는 경우도 있고, 최하 등급으로 나온 지원자에게도 그 나름 건질 만한 장점이 있는데, 인성검사 결과를 제공하는 기관에서 합격/불합격 여부를 제시해 주지 않을 바에야 이 결과표가 어떤 의미가 있느냐 하는 질문이었습니다.
물론 검사 결과표를 보고 뽑을 만한 지원자를 쉽게 걸러내고 싶은 채용담당자의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인성검사 결과에 대한 오해를 풀어야 문제가 해결될 것 같습니다.
첫번째로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세상에는 장점만 있는 사람도 없고 단점만 있는 사람도 없다는 점입니다.
아니, 때로는 사람의 어떤 특성이 항상 장점이기만 한 것도 아니고, 평소 단점으로 보이는 어떤 특성도 특정한 상황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고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요즘 젊은 세대에 새삼스럽게 유행하는 MBTI도 장단점 차원에서 접근할 게 아니라, 특성을 이해하는 차원에서 어떤 점이 장점이 될 수도 있는 반면 단점이 될 수도 있다고 이해해야 하는 것처럼, 인성검사 역시 한 사람의 다양한 특성을 기술하게 되면 그 중에는 바람직해 보이는 측면과 바람직하지 않은 측면이 다 포함되는 게 자연스럽다고 먼저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두번째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사람을 뽑는 데는 그 사람의 특성만 봐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사람을 뽑고자 할 때는 조직 또는 직무의 요구 조건(requirement)과의 소위 적합도(fitness)를 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동일한 지원자가 개발 직군에는 적합하지만, 경영지원 직군에는 부적합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지원자는 스타트업 조직에는 적합하지만, 대기업 조직에는 부적합하게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심리검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의 계약서에 보면 '검사 결과는 오직 지원자의 특성을 기술할 뿐이며 이 검사 결과를 활용한 의사결정은 결과를 제공받은 자의 책임으로 한다.'는 내용의 조항이 대부분 들어가 있습니다.
이는 어떻게 보면 증권사 리포트가 특정 기업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기술은 하지만, 투자의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의 몫이라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같은 리포트를 두고도 투자자의 투자 성향과 목적, 추구하는 가치 등에 따라 실제 투자의 판단과 실천은 전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두의 질문과 관련해서 두 가지 접근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먼저, 어떤 지원자의 인성검사 결과를 두고 그 사람을 뽑아야 할지, 뽑지 말아야 할지 판단이 얼른 서지 않는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겠지만, 한 번 더 생각해 보면 우리가 어떤 사람을 뽑겠다는 선발 기준을 명확하게 정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선은 직무기술 명확화, 역량모델 수립 등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필요하겠습니다.
아니면 검사 결과를 해석하고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서 회사의 선발 기준에 비추어 평가를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 경우라면 검사 결과를 임의로 해석하지 말고 전문가의 자문을 받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채용 전문가와 상담하시면 검사 결과를 정확히 이해하는 데 도움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회사의 선발 기준을 보다 더 명확하게 하는 데도 팁을 얻을 수 있습니다.
(최종 검토: 김온유 선임 컨설턴트)
이미지 출처: pixabay
전체
글은 비에스씨 공식블로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bsc_hr/222650164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