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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위탁채용 관리 가이드라인 해설 (2) 필기전형
- 2023-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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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공공기관이 채용을 위탁할 때 공정하게 채용을 진행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 위탁채용 관리 지침’(2020.12.)을 공개했습니다. 동 지침에서 언급된 위탁채용 시 주요 준수사항은 1)전문성 있는 업체 선정, 2)위탁업체의 책임 강화, 3)위탁업체의 역량을 공공기관 간 공유, 4)위탁비용 사전 명시 등입니다
※ 이번 글에서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제시한 <공공기관 위탁채용 관리 가이드라인>과 관련하여 필기전형의 중요 사항을 살펴보겠습니다.
공공기관 채용에서 필기전형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각종 자격증이나 어학점수 등 소위 ‘스펙’의 상향평준화에 따라 앞단계인 서류전형의 변별력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많은 공공기관이 서류전형에서는 최소한의 불성실 지원자만 탈락시키고 지원자 대부분에게 필기전형 참여 기회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 반면, 뒷단계인 면접전형은 채용예정 인원 대비 일정 배수만을 대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공공기관 채용전형 과정에서 실질 경쟁률이 가장 높은 전형 단계가 바로 필기전형입니다.
필기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직무능력 점검’과 ‘공정성 유지’입니다. 무엇보다 문항이 응시자의 ‘직무능력’을 적합하게 점검할 수 있도록 충실해야 합니다. 가이드라인에 명확하게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문항 내용의 교육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입사 이후 비교적 단기간 내에 배우면 쉽게 습득되는 내용을 필기시험 문제로 출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채용 과정에서는 되도록 교육을 통해 ‘쉽게 변화시킬 수 없는 특성’을 집중적으로 검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불가피하게 일부 교육가능한 특성을 평가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공 지식 또는 기관의 특성 이해 등을 반드시 평가해야 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한계 역량’ 개념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한계 역량은 지원자의 역량 수준을 합불(Pass/Fail)로만 평가하고 총점에는 합산하지 않는 것입니다.
참고로, 한계 역량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차이 역량’이 있습니다. 차이 역량은 합불로만 평가하지 말고 총점에 합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실은 필기전형 단계에서뿐만 아니라 모든 전형 단계에 있어서 한계 역량은 합불로만 평가하고, 차이 역량은 계속 총점에 합산해 가는 것이 좋은 인재를 선발하는 데 훨씬 좋은 방법입니다.
필기전형에서 직업기초능력검사와 대개 전공과목 시험으로 치러지는 직무수행능력검사 외에 인성검사를 시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성검사는 매번 문제를 새로 출제할 수 없는 성격의 검사이고, 또 업체마다 검사의 품질에서 크게 차이가 나는 검사입니다. 따라서 가능하면 인성검사는 매번 출제 대행업체에 맡기지 말고 기관에서 충분히 검증을 거쳐 좋은 인성검사를 지정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공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 감독 매뉴얼과 보안 관리에 철저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출제된 적이 없는 문항을 적정한 난이도로 구성하며 사전 공고에 충실하게 출제해야 합니다. 주요 과목 선정, 출제위원 선정, 문항 출제, 편집 등 단계별로 철저한 검수를 통한 오류 점검도 필수입니다. 이런 과정은 사전에 철저히 계획하여 중간에 변경되는 일이 없어야 응시자에게 혼란을 주지 않습니다. 단, 실무적으로 이 단계를 충실히 진행하기 위해 충분한 예산과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잡은 대행 기관은 예산과 시간에 여유가 없는 검사의 경우 가급적 수주를 피하고, 불가피하게 저가 수주라도 수주를 희망하는 업체가 대행을 맡게 되어 검사의 품질에 대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잘 준비된 문항과 계획을 토대로 검사의 운영에도 고려할 사항이 있습니다. 다양한 현장의 돌발변수를 고려하여 매뉴얼을 작성하고 이에 입각하여 감독관 교육을 진행하고 검사 운영에 반영해야 합니다. 다양한 부정행위 방지는 물론, 코로나19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발열자 발생 등에 즉각 대처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필기시험 이후에는 검사지와 답안지를 보안 절차에 따라 보관 및 파기하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필기시험이 끝나자 마자 보안 운송하여 최대한 빠르게 답안지를 처리하여 원자료(raw data)를 CD 또는 USB에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답안지와 검사지는 대개 합격자 발표 때까지 보안 관련 규정과 절차에 따라 보관했다가 보안 파쇄하고 관련 업체의 확인서를 확보해 둡니다. 기관에 따라 별도로 원본 답안지를 일정 기간 보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듯 공공기관 위탁채용 관리 가이드라인에서는 공정한 필기시험 시행을 위해 절차마다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완전무결하게 진행하는 현장대처가 있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채용에서 공정성은 필수 요건일 뿐입니다. 채용은 공정할 뿐 아니라 타당하기도 해야 합니다. 즉, 조직이 필요로 하는 적합한 인재를 제대로 선발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운영해야 합니다. 특히 타당한 필기전형을 위해서는 가이드라인에 충실하면서도 가이드라인의 요구 조건을 넘어서는 여러 원리들에 대한 고려가 필수적인데, 바로 이 점에서 채용의 진짜 품질이 결정된다 하겠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마지막으로 면접전형 시 중요 사항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최종 검토: 염혜윤 컨설턴트)
이미지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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